대법원 2020. 3. 2. 선고 2017두41771 판결 · 조세채권존재확인
2020. 5. 1. 판례공보 수록
세 줄로 먼저 읽기
- 대한민국이 일본에 있는 법인에 법인세를 부과했지만 국내 재산이 없어 압류할 수 없었습니다.
- 독촉과 일본에 대한 징수위탁 시도 등을 거쳤는데도 징수하지 못하자, 시효가 끝나기 전에 법원에 조세채권의 존재 확인을 청구했습니다.
- 대법원은 가능한 징수 조치를 충실히 했는데도 일반적인 방법으로 시효를 중단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서는 이런 소송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보았습니다.
1. 국가가 납세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유
이 사건은 납세자가 과세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과 방향이 반대입니다. 원고는 대한민국, 피고는 일본에 주사무소가 있는 쇼오난씨사이드개발이었습니다.
용인세무서장은 2011년 3월 이 회사에 2006년과 2007년 귀속 법인세 합계 22,338,248,920원을 고지했습니다. 약 223억 원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국내에 재산이 없었습니다.
과세관청은 독촉장을 보냈고 일본 측에 징수를 맡기는 절차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과세기간에 관한 국가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징수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일본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고 국제등기우편으로 납부최고서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세금을 걷지 못한 채 시효 완성이 임박하자, 대한민국은 2015년 5월 ‘이 세금을 받을 권리가 존재한다’는 확인을 법원에 구했습니다. [판결문 3~4쪽]
2. 국가는 원래 소송 없이도 세금을 걷을 수 있지 않을까?
맞습니다. 일반 채권자는 돈을 받기 위해 먼저 재판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세관청에는 납세고지와 압류 등 법이 정한 방법으로 직접 세금을 징수할 권한이 있습니다. 이를 자력집행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국가가 별도로 납세자를 상대로 소송을 낼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소의 이익은 법원 판단을 받을 실질적인 필요가 있는지를 뜻합니다.
다만 직접 집행할 권한이 있다는 것과 실제 집행할 재산이나 수단이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바로 그 차이가 이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판결문 2~3쪽]
3. ‘소멸시효 중단’은 무엇을 의미할까?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채 법이 정한 기간이 지나면 그 권리가 소멸하는 제도가 소멸시효입니다. 이 사건은 이미 부과된 세금을 징수할 권리의 시효가 문제 됐습니다. 세금을 처음 부과할 수 있는 기간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당시 국세기본법은 납세고지·독촉·교부청구·압류 등을 시효 중단사유로 정했습니다. 시효 중단은 그때까지 흐른 시효기간의 효력을 끊는 것입니다. 그 이후 시효가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중단사유와 절차에 따라 따로 보아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목록만이 전부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국세기본법이 민법의 시효 규정도 따르도록 정하고 있고 민법상 재판 청구를 통한 중단을 배제한 규정도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다만 소송을 낼 필요 자체가 인정되는 경우여야 합니다. [판결문 2~3쪽]
4. 언제 예외적으로 법원에 확인을 구할 수 있을까?
대법원이 제시한 조건은 단순히 ‘아직 세금을 못 받았다’는 것보다 엄격합니다.
- 납세자의 재산이 없거나 소재를 알 수 없는 등, 일반적인 징수 조치로 시효를 중단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 과세관청이 징수를 위해 가능한 조치를 충실히 취했어야 합니다.
- 그런데도 채권이 실현되지 않고 시효기간의 만료가 임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 회사는 재산이 외국에는 있지만 국내에는 없었습니다. 과세관청은 징수위탁을 위한 노력까지 했지만 걷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은 예외적인 확인의 필요가 있다고 보아 회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런 소송은 국가와 납세자 사이의 공법상 권리관계를 다투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소송이 허용됐다는 사실만으로 해외에서 실제 세금을 회수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판결문 3~4쪽]
5. 이 판결의 시사점
국내에 재산이 없거나 세금이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징수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고지·독촉·압류와 재판 청구가 시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래된 세금의 납부를 요구받았다면 그동안의 징수 이력을 확보해 법률전문가와 시효 완성 여부를 확인해 보세요.
이 판결을 다른 사안에 적용할 때
- 확인할 사실: 국내 재산의 유무, 독촉·압류 등 가능한 징수 조치와 통상적인 시효중단 수단을 쓸 수 없었던 사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 판단의 한계: 세무서가 언제나 확인소송으로 징수 시효를 연장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전제입니다.
- 적용 시점: 이 해설은 해당 판결이 적용한 당시 법령을 기준으로 합니다. 다른 시기의 거래에 적용하려면 거래일·과세기간에 맞는 조문과 부칙, 이후 개정 및 판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선고일이나 이 글의 수정일이 현행법 대조를 마친 날짜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사건 정보와 출처
- 대법원 2020. 3. 2. 선고 2017두41771 판결
- 사건명: 조세채권존재확인
- 결론: 피고 상고기각 — 시효 중단을 위한 조세채권 존재확인 소송의 이익 인정
- 핵심 적용 규정: 구 국세기본법(2013. 1. 1. 법률 제11604호 개정 전) 제27조 제2항·제28조 제1항, 민법 제168조 제1호
- 공보 게재: 2020. 5. 1. 판례공보
